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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육연원민
작성일 26-09-04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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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주택 이외의 취약거처(고시원,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거주자는 2015년 40만3419가구에서 2025년 54만5331가구로 약 3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는 매끄러워지고 있지만 가난한 이들의 주거 사정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이들을 주거 상향시키기 위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이 시행된 지 20년이 넘었건만 왜 ‘집’ 하나 빌려 살지 못하는 이들은 늘어나는 것일까? 세 차례에 걸쳐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사업의 문제와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연재하려 한다. <기자말>
▲ 동자동 쪽방 내부 창문이 있지만 옆 건물과 한 뼘 거리인 데다, 빗물 떨어진다며 건물주가 옥상을 막아 놓아 바람이 통하지 않는다.
ⓒ 홈리스주거팀
'2026홈리스 주거팀'은 8월 한 달간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 청원 당사자 서명' 활동을 벌였다. 주거취약계층 당사자들이 '주취법 제정 선발대'(아래 선발대)로, 서울지역 곳곳을 다니며 유인물을 돌리고 서명을 받았다.
서울역과 용산역·영등포 일대 거리 홈리스 밀집 지역, 거리 홈리스 지원기관, 서울지역 5대 쪽방촌(영등포역 일대, 남대문 일대, 동자동, 돈의동, 창신동), 1인 가구의 주거지로 바뀐 대학동 고시촌, 금천구의 여인숙과 사각지대 쪽방 지역을 다녔다.
거리 노숙 등 그들 스스로 취약 거처에서 사는 선발대들은 뙤약볕 아래서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의 필요성을 호소하면서도, 그들의 거처와는 또 다른 방식과 정도의 취약성에 한숨 지었다. 이번이 마지막인 릴레이 기사는 당사자 청원 서명 활동으로 만난 이들, 그동안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을 이용했던 이들의 경험을 통해 '(가)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이 챙겨야 할 것들을 간추리고자 한다.
천장 주저앉아도... 동자동 화가가 쪽방을 떠나지 않는 이유 https://omn.kr/2infu
주거취약계층 대책, 제대로 된 법률로 지원할 때 https://omn.kr/2jit2
그가 전세임대주택에서 '쪽방'으로 돌아온 이유 https://omn.kr/2jms1
신속한 공급, 물량 확대 요구
청원 서명을 받으며 가장 흔히 들은 말은, "신청해도 입주까지 대기기간이 길다"는 것이었다.
온라인 손오공 릴게임
주거취약계층 임대주택을 신청한 뒤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서울주택토지개발공사(SH)에 언제쯤 입주할 수 있는지 물으면, 대개 '알 수 없다'는 답을 듣는다고 한다. '제 앞으로 몇 명이나 대기 중인가요?'라고 물으면 수십 명에서 세 자릿수에 이르는 대기 인원이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몇 달이 지나도 그 수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 게다가 LH는 과거 여러 자치구의 매입임대주택을 모아 공급하던 방식에서 최근 들어 신청자의 자치구 소재 매입임대만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니 매입임대주택 재고가 부족한 지역 거주자, 특히 쪽방 주민과 같은 도심 거주자는 LH의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갈 거라 기대하기 어렵다. 쪽방촌 관할 주민센터 직원들은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 신청자에게 으레 '매입임대주택은 너무 오래 걸려요'라거나 '전세임대주택'만을 신청하도록 안내하는 상황이다.
이유는 늘어나는 주거취약계층의 규모와 달리 매입임대주택 공급이 제자리걸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택도시기금 예산은 주거취약계층 매입임대 공급량을 수년째 2,000호로 묶어 놓고 있다.
한 거리 홈리스는 청원 서명지의 당부의 글에 이렇게 적었다.
"임대주택, 거리에 있는 사람들 하루 속히 가면 좋겠어요. 너무 많이 죽어요."
검정 비닐봉지를 들고 천천히 동자동 쪽방 계단을 오르던 어르신께 청원 서명을 부탁했다. 아무 말 없이 볼펜을 쥐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건강 취약한 사람들이 많이 살아. 여름철에 뜨거워서 거의 일주일에 한 명씩 죽어 나갔어. 방이 좁아 정서적으로 어렵고, 뭐 그러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야."
그날 쪽방 주민들의 자치조직인 '동자동사랑방' 게시판에는 주민 두 분의 공영장례 부고가 붙었다. 가난한 이들의 시간은 재빨리 흐른다. 지금처럼 더딘 임대주택 공급으로는 이를 막을 수 없다.
누구에게, 어떤 집을 공급할 것인가?
▲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 촉구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을 지지하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활동가들
ⓒ 홈리스주거팀
"애들이 엄마랑 싸웠는가, 하루 종일 바퀴 달린 가방 갖고 앉아 있다가 문 닫을 때 되면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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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도에서 생활하는 조씨는 문 여는 시간부터 닫을 때까지 도서관에서 종일 머문다. 무엇이든 읽는 걸 좋아하는 그에게 도서관은 제일 고마운 곳이다. 그러다 뭘 읽는 것 같지도 않은데 커다란 가방을 끼고 자신처럼 종일 도서관에 머무는 청소년들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무슨 사연인가 했지만, 이제야 그들도 자신처럼 갈 곳 없는 이들이란 걸 안다.
'노숙인복지법 시행규칙'은 만 18세 이상인 자만을 지원 대상으로 제한한다. 거리 노숙 상태에 있는 청소년은 그 빈약한 지원마저 받을 수 없다. 임대주택 제도도 마찬가지다.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은 공급대상을 "성년자"로 제한하고, 매입임대주택과 전세임대주택 업무처리지침은 '청소년복지시설' 입소 이력이 있어야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청소년 홈리스'의 존재를 인정하고, 이들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정해 더 신속하게, 특성에 따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미국은 '가출 및 노숙 청소년법(The Runaway and Homeless Youth Act)' 등을 통해 기본서비스, 전환 주거, 장기거주 지원을 제공한다. 영국도 '노숙인 감소법(Homelessness Reduction Act)'을 통해 홈리스 상태나 그 위기에 있는 청소년들을 당사자의 동의 하에 지방정부의 아동서비스 담당 부서에서 주거지원 담당부서로 56일 이내에 연계되게 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25년 12월 11일 상임위원회 결정을 통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가정 밖 청소년이 적절한 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은 지원 대상에 "가정 밖 청소년"을 포함하여 이들의 신속한 주거안정을 지원해야 한다. 보호란 명목으로 시설을 유일한 대안으로 강요했던, 그 대안을 선택하지 않는 이들을 일탈자로 배제했던 폭력적인 틀을 이제는 깨야 한다.
어떤 이에게는 괜찮은 집이 누구에게는 고역이 될 수 있다. 2019년 4월, LH는 신규로 건설되는 영구임대주택에 에어컨을 전부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 8월에는 신규 건설 아파트 승강기 내에도 에어컨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승강기와 에어컨, 심지어 승강기 내에도 에어컨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나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되는 주택 대부분에는 이런 설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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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0년부터 주거취약계층에게 공급되는 임대주택에 에어컨, 세탁기 등 6종의 빌트인 설비를 지원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실제 2020년 이후 공급된 주택 중 이들 중 단 하나라도 설치된 주택은 전체 공급호의 3.9%에 불과하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 대책으로 발표는 했지만 정부가 바뀌고, 국토교통부는 훈령에 이런 내용을 포함도 하지 않아 형해화되고 만 것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보행 보조기에 의존하는 노인과 같은 이들에게 승강기 없는 집이 제공되어도 불평도 탓도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입주를 포기하거나, 계단을 기어오르거나 신청자가 알아서 할 일이다. 이런 부당함을 바꾸기 위해 주거생활에 필수적인 편의시설·설비에 대한 기준을 법령으로 정함과 동시 입주자 특성에 맞는 주택을 공급하도록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
▲ 누수로 파손된 천정 누수로 인해 천정에 구멍이 뚫린 박 씨의 방 내부
ⓒ 홈리스주거팀
불복절차의 보장
부당하거나 불충분한 지원에 불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민주적 절차의 기본이고, 권리의 출발.이다. 그래서 다양한 법률과 제도에 '이의신청'과 같은 불복절차를 두고 있다. 그러나 현행 국토부 훈령에 이런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
평생 시설과 미인가시설, 고시원, 거리 노숙 등 홈리스 생활을 하던 박 씨는 2022년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을 통해 매입임대주택에 들어갔다. 예순 나이를 넘어 처음으로 '집'에서 살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사 당일, 사전 방문 때는 없던 누수가 발견되었다. 2층 임에도 불구하고 방이 물에 잠겨 있었고 천정에는 구멍이 뚫리고 벽지는 주저앉고 전선이 드러났다. 며칠이 지나며 물이 스민 곳을 따라 형형색색 곰팡이가 피었다. 박씨에 따르면 2022년 9월 13일, 이사 당일 LH 직원이 이를 확인했고 신속한 수리를 약속했다. 그러나 수리는 한 해가 지나 2023년 1월 20일에 진행되었다. 활동가가 LH에 여러 차례 전화로 항의 하고, 두 차례 '부조리' 신고를 하고, 두 차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내기도 했지만 수리에 4개월이란 시간이 걸린 것이다.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은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 정책의 구급대와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청원 서명 과정에서 만난 취약거처 거주자들의 호소는 구조신호와 같았다. 오는 8일, '2026홈리스주거팀'과 황운하, 문정복, 백선희 의원은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고 '주거취약계층 주거지원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할 계획이다.
'주거취약계층 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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